연희동에서 상암으로, 연구를 ‘현장’으로 옮겼습니다 

DMC첨단산업센터 217-1호 & 2호

 연희동의 시간 


연희동에서의 시간은 정리가 중심이었습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고민을 했고, 어느 지점에서 막혔는지를 문서로 풀어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자료를 모으고, 말로 흩어진 내용을 구조로 만들고, 결국 연구라는 활동이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었다”는 흐름을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가 가장 많이 확인한 건, 연구개발은 ‘잘하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는 남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열심히 하고 있었고, 실제로 뭔가를 바꾸고 있었는데도, 막상 기록이 남지 않으면 그 노력은 증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느 순간부터 공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좋은 사무실을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연구의 기록 방식 자체를 바꾸려면 환경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록이라는 것은 마음만 먹는다고 꾸준히 이어지는 게 아니라, “남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어야 자연스럽게 쌓이는 일이었습니다. 사람이 바빠질수록, 일정이 밀릴수록, 중요한 일은 늘 뒤로 가기 마련인데, 그때에도 과정이 끊기지 않게 하려면 공간이 제공하는 리듬이 필요했습니다.


 DMC첨단센터의 공간


상암 DMC첨단센터로 옮긴 이후, 그런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체감되기 시작했습니다. 연희동에서의 작업이 집중력으로 버티는 방식이었다면, 상암에서는 일정한 흐름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정리하고 작성하는 곳을 넘어, 실제로 기록하고 확인하고 정돈하는 흐름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일하는 공간”의 느낌보다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인상이 더 분명했습니다. 누군가가 방문했을 때도 단순한 사무실이 아니라, 뭔가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위기가 먼저 전달되는 공간이었습니다.


 방식의 전환


이런 환경 변화는 단순히 보기 좋은 차원이 아니라, 실무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기업이 연구를 하고 나서 “이걸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장면을 남겨야 할까”를 먼저 설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작업대 위에 남는 흔적, 회의실에 쌓이는 정리 내용, 일정표가 움직이는 과정, 자료가 업데이트되는 흐름 같은 것들이 한 번에 연결되기 시작하면 기록은 억지로 쓰는 문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쌓이는 증거가 됩니다. 연구개발에서 결국 중요한 건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인과관계와 시간의 연속성인데, 이 공간은 그 연속성을 만들기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주)한국연구개발센터


저희가 상암으로 옮긴 이유는 그래서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연구는 대개 본업에 섞여 움직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연구가 하다가 멈춘 것처럼 보이는 구간”이 생기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계속 진행 중인데도 기록이 비어 있으면 흐름이 끊겨 보이고, 그 순간부터 설득력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중요한 장면이 꾸준히 남고, 그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기록 구조를 더 선명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결과가 끝난 뒤 정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증빙이 쌓이게 하는 방식으로 리듬을 바꾸려는 것입니다.


공간이 달라지면 사람의 습관도 달라지고, 습관이 달라지면 결국 시스템이 달라집니다. 연희동에서 쌓아온 기반 위에 상암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더해서, 연구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만드는 팀이 되겠습니다. 이제는 ‘잘했다’가 아니라 ‘남아 있다’로 증명되는 연구를 만들고,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계속 구조를 다듬어가겠습니다.